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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 리뷰

출처 네이버영화 포토

 

장애인 여성과 비장애인 남성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

 츠네오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커다란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수상한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퇴근길, 내리막길에서 그 커다란 유모차가 츠네오를 향해 달려오고 츠네오는 할머니를 도우려 유모차를 잡아줍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잔뜩 웅크리고 칼을 휘두르며 위협하는 조제를 만나게 됩니다.

조제의 할머니는 자신을 도와준 츠네오에게 식사를 대접합니다. 츠네오는 그 이후로 매일같이 조제와 할머니를 보러 갑니다. 조제와 츠네오는 점점 가까워지고 이를 눈치챈 할머니는 츠네오에게 더 이상 오지 말라고 합니다. 츠네오는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싶었습니다. 만나던 평범하고 예쁜 대학생 여자친구를 사귀고 대학생활을 하고 지냅니다. 하지만  몇 달 뒤 조제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조제에게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둘은 만나 서로 사랑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조제와 츠네오는 담백한 이별을 하게 됩니다. 

조제는 더이상 유모차를 타지 않고 전동 휠체어를 탑니다. 혼자서 세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조제, 호랑이, 물고기

 조제는 그녀의 실제 이름은 아닙니다. 그녀의 이름은 쿠미코입니다. 쿠미코는 츠네오를 만나기 전, 하루종일 집안에서 할머니가 주워다 준 헌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제는 그중 프랑스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의 여주인공 이름입니다. 소설 속 조제는 부유하고 남부러울 것이 없는 여성입니다. 사랑에도 연연하지 않고 이별에도 쿨한 모습을 보입니다. 쿠미코는 그런 조제가 부러웠던 것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조제라고 불리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조제는 츠네오와 함께 호랑이를 보러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을 때, 무서워도 안길 수 있으니까" 조제는 가장 두려운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고 이겨내고 싶었나 봅니다.
평생을 갇혀 살다시피 했던 조제는 현실 밖으로 두려움을 깨고 나오고 싶었습니다.

물고기는 다리가 없지만 자유로운 생물입니다. 깊은 바닷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가 부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츠네오가 잠든 사이 이런 말을 합니다. "깊고 깊은 바닷속. 나는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 있을 뿐이야.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시간만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 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나는 길 잃은 조개껍데기처럼 혼자 깊은 바다 밑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런데 말이야. 그것도 나쁘진 않아..."

 

 

 

잊지 못할 사랑

저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7년 전쯤 처음 봤습니다. 그때도 정말 너무 아리고 슬펐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로 2번 정도 더 보았는데 볼 때마다 그 깊이가 더 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음악과 연출 모든 것이 너무 좋습니다. 조제를 통해서는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츠네오를 통해서는 청춘의 미성숙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둘의 사랑을 아름답고 가슴 아프게 표현해 낸 작품입니다. 

조제와 츠네오의 여자친구가 서로 뺨을 때리는 장면, 츠네오가 신입생 환영회에서 조제의 할머니가 주워온 교과서와 성인잡지의 주인공인 가나이 하루키를 만나고 너 때문에 애써 잊었는데 생각나 버렸다며 그 후배를 두들겨 패는 장면, 조제와 끝내 이별하고 여자친구와 길을 걷던 츠네오가 갑자기 오열하는 장면.. 모든 장면들이 슬프고 가슴 아픕니다. 

이런 사랑을 한다면 절대 잊지 못할 거 같아요. 

제 인생 로맨스 영화입니다. 이것보다 더 좋은 로맨스 영화는 앞으로도 못 볼 것 같아요. 다들 봐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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