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

<본즈 앤 올> 영화 리뷰

출처 네이버영화 포토

본즈 앤 올 줄거리

 본즈 앤 올은 소외된 이들의 사랑에 대한 영화입니다. 식인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거부감이 듭니다. 청소년 관람불가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메타포라고 생각하고 보니 저는 괜찮았습니다. 

 열여덟살 소녀 매런(테일러 러셀)은 아빠와 둘이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작은 집에서 숨죽여 살고 있고 매런은 아빠에 의해 철저하게 외출이 금지됩니다. 하지만 매런은 친구들에게 홈파티에 초대 받게되고 아빠 몰래 집을 빠져나가 친구집에 갑니다. 거기서 매런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놀다가 한 친구의 손가락을 물어뜯고 맙니다.(이 장면이 가장 놀랐던 장면..!) 매런은 그 길로 집으로 도망쳐 오고 아빠는 서둘러 짐을 꾸려 바로 그 동네를 떠나게 됩니다. 매런과 아빠는 새로운 곳으로 가지만 다음 날 아침, 매런의 아빠는 조금의 돈과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를 두고 매런을 떠납니다. 매런은 유일한 가족이었던 아빠에게 버림 받게 됩니다. 매런은 자신의 식인 식성이 엄마와 연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매런은 엄마를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 길에서 그녀는 자신과 같은 식성을 가진 소년 리(티모시 샬라메)를 만납니다. 그 둘은 동행하게 되고 고독하고 외로운 서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매런은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는 엄마를 결국 만납니다. 엄마는 두 팔이 없고 완전히 미쳐버린 모습으로 매런을 공격하려 듭니다. 매런은 자신이 철저하게 혼자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매런과 리는 가정이 없고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불량한 인간을 사냥해 먹습니다. 그들만의 규칙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 가정의 아버지를 죽이고 먹게 되고 매런은 이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리는 어쩔 수 없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득하려 하지만 매런은 더 이상 식인을 하지도, 리와 동행하지 않기로 하고 도망칩니다. 

하지만 몇 달 뒤, 매런은 다시 리를 찾아갑니다. 리는 매런을 보고 그저 꼭 안아줍니다. 그들은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한 마을에서 정착해 평범하게 살아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파멸을 맞이합니다.

 

외롭고 쓸쓸한 이들의 이야기

식인이라는 소재가 다소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주인공들이 소속감을 상실하고 고독을 느낀다는 것은 현대사회와 맞닿아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항상 소외한 이들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 했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도 그는 동성애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랑과 성장을 다룬다는 점에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영화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영화는 로드무비 형식으로 1970년대 미국 중서부를 배경으로 합니다. 매런과 리는 서부로 가다가 다시 중부로 돌아오고, 다시 서부로 가다가 또 돌아옵니다. 이러한 이동회로를 통해 영화는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내면을 탐구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매런과 리가 정체성을 찾아나아가는 그 과정이 참 쓸쓸하고 안쓰러우면서도 애틋했습니다.

 연출 방식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영화 속 티모시와 테일러의 몸짓과 신체적인 것들이 정말 감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식인이라는 행위를 통해 그런 것들이 더욱 부각된 것 같기도 해요. 영화의 ost와 미국 중서부의 황폐한 사막, 노을을 담은 영상미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영화는 결말에서 리가 매우 큰 상처를 입고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매런에게 "날 사랑하고 먹어줘" 라고 합니다. 이 결말이 정말 충격적이고 철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매런이 리를 먹음으로서 리는 매런 안에서 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공허함을 느끼고 있다면

현대사회는 sns를 통해 너무나 풍요롭기에 반대로 너무나 빈곤해지는 것 같습니다. sns 속 타인들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평가하게 돼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허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이 사회에서 소속감을 느끼는 일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는 언제나 대체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고,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영화를 보면서 매런과 리가 느끼는 고독과 공허가 마냥 남의 일 같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를 보며 많이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 영화가 다소 고어하고 우울하긴 하지만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가볍게 보기는 힘든 영화지만 영화의 메세지가 무거운 만큼 여운도 길게 남는 것 같아요. 루카 구아다니노와 티모시 샬라메, 테일러 러셀 세 사람의 앞으로의 작품이 더더욱 기대가 됩니다.